옥수수의 역습 – 콘이 지배한 세계
우리는 매일 먹고 마십니다.
과자를 집어 먹고, 햄버거를 베어 물고, 탄산음료를 들이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지배자, 바로 **‘옥수수’**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
초원의 곡물이 왕이 되기까지
옥수수는 원래 멕시코의 들판에서 자라던 겸손한 곡물이었습니다.
토착민들은 ‘마야의 눈물’이라 부르며 경작했고,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처럼 여겼죠.
그러던 옥수수가 오늘날엔 지구를 뒤덮는 식량 산업의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미국만 해도 해마다 약 3억 톤 이상의 옥수수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우리가 아는 ‘찐 옥수수’로 먹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형태로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콘의 침투
자, 냉장고를 열어볼까요?
케첩, 마요네즈, 콜라, 과자, 심지어 빵, 햄버거, 요거트까지…
이 모든 식품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이나 옥수수 유래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
고기?
사료의 대부분은 옥수수로 구성됩니다.
우리가 먹는 소, 돼지, 닭은 옥수수를 먹고 자란 고기이죠.
그리고 플라스틱, 종이컵, 바이오 연료, 에탄올까지…
우리 삶 전반에 콘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상, 옥수수를 먹고, 옥수수 위에서 살고 있는 셈입니다.
왜 옥수수였을까?
그 이유는 싸고, 빨리 자라고, 가공이 쉬워서입니다.
미국 정부는 1970년대부터 옥수수 재배에 보조금을 지급했고,
그 결과 과잉생산된 옥수수를 어떻게든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 고과당 옥수수 시럽 (HFCS)
- 옥수수 전분
- 옥수수 기름
- 사료용 옥수수 등등
이 값싼 가공 옥수수는 식품회사에게는 꿈의 재료가 되었고,
우리는 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고 좋아했지만,
그 이면엔 ‘옥수수로 이뤄진 세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지배 구조가 자리잡았습니다.
몸과 환경에 무슨 일이?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일반 설탕보다도 흡수가 빠르며,
비만, 당뇨병,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옥수수 농업은 **유전자 조작(GMO)**과 단일 작물 재배로 인한 토양 황폐화,
농약 오염 문제도 일으키고 있습니다.
즉, ‘싸게 많이’ 먹는 데 성공했지만,
우리는 지금 옥수수 제국에 건강과 환경을 저당 잡힌 상태일지도 모릅니다.
콘의 반란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옥수수를 ‘악당’이라 볼 순 없습니다.
옥수수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작물이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과
건강한 대체재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누가 만든 것인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자 박스의 진실 – 왜 네모난 박스에 둥근 피자를 담을까? (10) | 2025.06.11 |
---|---|
문어를 먹는 인간, 인간을 연구하는 문어 (6) | 2025.06.10 |
바나나의 비밀 – 우리가 먹는 건 ‘진짜 바나나’가 아니다? (8) | 2025.06.08 |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박, 그리고 그걸 먹는 법 (21) | 2025.06.07 |
세상을 움직인 가장 작은 힘, 소금 (28) | 202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