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를 먹는 인간, 인간을 연구하는 문어
문어는 해산물 코너의 단골 손님입니다.
술안주로, 볶음요리로, 샐러드에까지…
우리의 식탁 위에서 참 다양하게 등장하죠.
하지만 그 문어가 당신을 보고 있고,
심지어 당신을 기억한다면 어떨까요?
지능형 문어의 등장
문어는 단순한 연체동물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문어에게
"지구 바깥에서 온 외계 생물에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 유전자 구조가 인간보다 복잡
- 개별 촉수마다 독립적인 뇌 기능
- 도구 사용, 기억력, 학습 능력
- 거울을 보고 자기 인식 가능
즉, 문어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고, 기억합니다.
심지어 어떤 연구에서는,
자신을 괴롭힌 연구원을 기억하고 물통을 던진 문어도 있었죠(!)
우리가 먹는 그 존재는 누구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 걸까요?
그냥 연체동물? 아니면
우리를 관찰하며 분석할 줄 아는 ‘지능 생물’일까요?
최근 들어 여러 나라에서
“문어를 식재료가 아닌
‘감각 있는 존재’로 취급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영국은 2021년, 문어를 법적으로 '감각 있는 생명체'로 분류했어요.
즉, 고통을 느끼고 기억하는 존재라는 거죠.
인간을 연구하는 문어?
이건 진짜 있었던 실험 이야기예요.
한 연구진이 문어에게 다양한 인간 얼굴 사진을 보여주며 반응을 기록했는데,
문어들은 감정을 구분하며,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장기적으로 기억했다고 해요.
또 어떤 문어는 연구원들이 떠나자
실험 장비를 고의로 망가뜨렸고,
어떤 문어는 실험실의 작은 물구멍을 열고
탈출해 조용히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가 문어를 관찰하는 건지,
문어가 우리를 관찰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죠.
그럼,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이건 개인의 선택입니다.
문어가 고통을 느끼고 기억한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소, 돼지, 닭도 먹고 있잖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무엇을 먹는가’보다 ‘어떻게 대하고 먹는가’에 있다는 거예요.
존중, 책임, 공감… 그런 감정이 들어간 식탁이라면
우리는 더 나은 ‘먹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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