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바다 위에서 자란 검은 금(金)
김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기본 반찬입니다.
흰쌀밥 위에 올려 먹는 구운 김,
돌김을 기름에 바삭하게 구운 조미김,
그리고 김밥에 들어가는 김까지.
우리에겐 너무 익숙하지만,
사실 김은 무려 1,500년 전부터 먹어온 유서 깊은 음식입니다.
김의 최초 기록, 삼국시대부터
김에 대한 최초 기록은 삼국시대 신라에서 시작됩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진흥왕 시절
귀족들만 먹을 수 있었던 진귀한 해산물 중에 ‘해태(海苔)’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게 바로 오늘날의 김입니다.
당시엔 자연 상태에서 자라는 돌김을 뜯어 먹었으며,
매우 희귀하고 귀한 식재료였다고 합니다.
“김”이라는 이름은 사람 이름에서 나왔다?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가 쓰는 ‘김(海苔)’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어느 할머니의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 조선 숙종 시대,
경기도 광양 지역에 살던 김여익(金汝翼)이라는 인물이
대나무 발 위에 잘게 썬 해조류를 펴서 말리는
‘김 양식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의 이름을 따서 이 음식이
“김여익의 김” → “김 씨네 김” → “김”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물론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김 씨 가문의 발명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요.
과거에는 조공품, 지금은 수출 효자
조선 후기에는 김이 워낙 귀해서
왕실에 바치는 ‘공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나는 김은 품질이 뛰어나
“전라도 김은 약이요, 다른 김은 장식이다”라는 말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 한국의 김은 현재
세계 1위 수출 해조류로,
2023년 기준 연간 약 6억 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 프랑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퍼졌습니다.
세계가 놀란 김의 변신
최근에는 김이 단순한 반찬을 넘어서
간식, 스낵, 고급 요리 재료로까지 변신하고 있습니다.
- 김스낵 (seaweed chips) : 미국에선 헬시 푸드로 인기
- 김 라떼(!) : 일본 카페에서 등장한 독특한 메뉴
- 김초코볼 : 초콜릿 + 김이라는 놀라운 조합이 실제 출시됨
- 김버터밥 : 해외 유튜버 사이에서 도전 음식으로 떠오름
이처럼 김은 “먹을 수 있는 종이”라 불리며
비건 식품, 다이어트 간식,
한식 고급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김밥은 원래 일본 음식이었다?
많은 사람이 김밥을 한국 고유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김밥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노리마키(海苔巻き)’에서 영향을 받아
한국식으로 재창조된 음식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국 김밥이 더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김밥천국, 김가네, 바르다 김선생 등
수많은 김밥 브랜드가 있고,
김밥은 K-푸드 대표 메뉴로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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