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왕도 의심한 음식
우리가 흔히 접하는 감자튀김, 감자전, 감자탕…
이 감자가 사실은 한때 "독이 있는 위험한 음식"으로 취급받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감자의 고향은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역입니다.
잉카 문명 시절부터 감자는 중요한 작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으로 건너간 감자의 운명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건 악마의 음식이다!”
16세기 유럽에 감자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감자를 심고도 먹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감자잎과 줄기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감자를 “악마가 준 음식”,
심지어는 “나병에 걸리게 하는 식물”로 여기며 멀리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감자를 먹은 후 병에 걸린 사례가 알려지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감자 재배를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감자는 유럽 땅에 버려진 채로,
긴 시간 동안 ‘농부만 먹는 야만의 식물’로 남아있었습니다.
◈"감자를 먹게 만든 의외의 존재"
그러던 중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그는 프랑스의 군의관이자 약사였던 파르망티에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프로이센과의 전쟁 중 포로로 잡혀
감자만 먹으며 생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그는 감자의 영양가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
프랑스 귀국 후 감자 보급 운동에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감자를 의심했습니다.
파르망티에는 기발한 전략을 씁니다.
그는 파리 외곽의 들판에 감자를 재배하고,
그 밭에 무장 병사를 배치합니다.
사람들은 궁금해졌습니다.
“저기 지키고 있는 건 뭐지? 금? 귀한 작물?”
그리고 밤이 되자 파르망티에는 일부러 경비를 느슨하게 하여
사람들이 감자를 ‘몰래’ 훔쳐가도록 유도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감자의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고,
사람들은 감자를 스스로 ‘귀한 음식’으로 인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감자, 왕의 식탁에 오르다"
결국 프랑스 왕 루이 16세는 파르망티에의 감자 연구에 감동받아
왕실 행사에 감자 요리를 올리게 했습니다.
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도 감자꽃을 머리에 꽂고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후 감자는 유럽 각지로 퍼졌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구황작물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먹는 감자 이야기"
오늘날 감자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수많은 오해, 편견, 기발한 전략,
그리고 한 사람의 집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감자튀김 한 조각에도
이토록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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