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지만

양파의 이중성 – 눈물 흘리게 만들고, 살도 빼주는 마법

728x90
반응형

 

 

양파를 썰다 보면 눈물이 납니다.

칼끝이 닿는 순간,

맑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매운 기운이 올라오고,

우리는 마치 슬픈 장면을 본 듯 훌쩍입니다.

하지만 이 눈물은 감정 때문이 아닙니다.

그건 바로 양파의 본능이자, 이중적인 매력의 시작입니다.

 

 

양파는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채소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요리에 사용되며,

요리의 기본이자 시작이기도 합니다.

프렌치 어니언 수프, 양파장아찌, 볶음밥, 카레, 소스…

양파가 빠지면 밍밍해지는 음식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향을 잡고, 단맛을 내고, 깊이를 더해주는 양파는,

조연 같지만 없으면 허전한 주연이기도 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양파를 신성시했습니다.

미라와 함께 무덤에 넣기도 했으며,

둥글게 겹겹이 쌓인 형태를 영원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로마 시대의 병사들은 양파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고,

중세 유럽에서는 약초처럼 상처를 치료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양파가 매운 이유는 ‘황 화합물’ 때문입니다.

썰 때 세포가 파괴되면

황화합물이 공기 중의 효소와 반응해 휘발성 물질을 만들고,

이 물질이 눈의 점막을 자극해 눈물이 납니다.

이 자극은 거부감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성분이

항산화 작용과 항암 효과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양파는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칼로리는 낮고 식이섬유는 풍부하며,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케르세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몸의 염증을 줄이고,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양파는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건강을 위한 생활식품입니다.

특히 구운 양파는 단맛이 진하게 배어 나와,

육류 요리와 찰떡궁합입니다. 반면 생양파는 매운맛이 강하지만,

회나 구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기름기를 잡아주고 소화를 도와줍니다.

이렇게 조리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성격을 드러내는 것도 양파의 이중성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양파는 마음을 닮았습니다.

겉껍질을 벗기고 또 벗기다 보면,

그 속엔 수분 가득한 투명한 층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겹겹이 쌓인 껍질처럼,

우리의 감정과 기억들도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하나하나 벗겨내다 보면 진심이 남습니다.

 

 

오늘 양파를 썰며 눈물이 났다면,

그건 어쩌면 단순한 생리현상이 아니라,

마음속 감정도 함께 증발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양파는 그렇게,

우리의 요리에 맛을 더하고, 눈물 너머 위로를 전하는 마법 같은 채소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