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지만

설탕의 달콤한 독 – 세계를 뒤흔든 하얀 유혹

728x90
반응형

 

설탕의 달콤한 독 – 세계를 뒤흔든 하얀 유혹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설탕을 소비합니다.
커피에 한 스푼, 쿠키 속에 가득,

그리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사탕 한 알까지.
하지만 이 하얗고 반짝이는 가루가 한때는 금보다도 더 귀했으며,

심지어는 제국을 움직이고 전쟁을 일으키며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킨 원흉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설탕의 기원은 기원전 500년경 인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기에는 사탕수수를 씹어 즙을 내는 방식으로 섭취했으며,

이후 인도에서 설탕 결정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인도의 단맛’은 곧 권력자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설탕은 극소수 귀족들만이 맛볼 수 있었고,

약이나 향신료로 사용되었지요.

 

그러나 진짜 문제는 대항해 시대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유럽 열강들이 신대륙을 식민지화하면서,

설탕은 산업이자 지배의 도구가 됩니다.
특히 카리브 해와 브라질 지역은 사탕수수 농장으로 덮였고,
그곳에서 수많은 아프리카 노예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강제로 노동을 했습니다.

 

설탕의 달콤함 뒤에는

그렇게 핏빛 노동의 역사가 흐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설탕 한 스푼을 넣은 차’가 상류층의 기호가 되면서
설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결국 설탕은

대서양 노예무역 삼각 구조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노예를 잡아 오고,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설탕을 유럽으로 보내는 이 악순환은
수십만 명의 삶을 파괴한 인류사의 어두운 이면이기도 합니다.

 

이후 공업화와 정제 기술의 발달로

설탕은 점점 싸고 흔한 재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또 다른 위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중독성과 건강 문제입니다.

 

설탕은 단순한 탄수화물이지만,
두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여

마치 마약처럼 작용합니다.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더 당긴다는 말,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이로 인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게 되었고,
설탕은 이제

‘식탁 위의 조용한 살인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설탕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습니다.


때때로는 초콜릿 한 조각이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생일 케이크 속 그 달콤함이 추억이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설탕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 달콤하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역사와 책임을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달콤한 유혹일수록, 그 이면에는 씁쓸한 진실이 숨겨져 있기 마련입니다.
오늘 한 스푼의 설탕이 만들어지기까지 흘러간 시간과 이야기들.
그 모든 걸 곱씹는다면,
달콤함조차 조금 더 깊이 있고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728x90
반응형